아라기지마 계단식 논
아리다 강의 급커브 길에 서면 깎아지른 듯한 둑에 오십여 개의 논이 펼쳐집니다. 이는 아라기지마 계단식 논으로, 와카야마현 중부의 산간 지형 한가운데에 있는 귀한 경작지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 구역의 문화적 의의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정하여 2013년에 아라기지마 계단식 논과 그 주변 지구를 중요 문화 경관으로 지정했습니다.
문화 경관은 사람과 자연이 협력하여 발전해 온 지역으로, 특정 지역의 환경이 어떻게 주민들의 생계와 역사, 문화를 형성하는지 보여주는 아주 값진 예시입니다. 해당 지역은 중요 문화 경관으로 지정된 이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보존, 연구, 교육을 위한 재정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생명수의 원천
이 계단식 논의 기원은 16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 쌀은 주식인 동시에 납세에 사용되는 화폐이기도 했습니다.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마을 촌장 가사마쓰 사타유(1598~1673)는 쌀 생산과 번영에 관련성이 있음을 파악했고, 지역 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논을 더 많이 개발했습니다.
사타유는 그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사비를 들여 3.2km 길이의 우와유 용수로를 건설했습니다. 수로를 건설하는 데는 기술적 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막대한 노동력도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로는 아라기지마와 다른 저지대의 벼 재배에 필요한 담수를 공급해 주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진흙을 쌓아 올려 세운 최초의 수로는 수시로 감시하고 유지보수를 해야 했습니다. 1953년에 홍수가 난 이후로 수로를 콘크리트로 보강했으며,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로에서 얻는 담수는 수제 종이(와시) 사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었으며, 이 지역이 더 융성해지는 데 기여했습니다. ‘야스다가미’로 알려진 이 지역의 두껍고 튼튼한 종이는 닥나무(고조) 섬유로 만들어집니다. 아라기지마의 농부들은 논 사이에 있는 제방에 닥나무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야스다가미는 한때 우산과 부채를 제작하는 데 주로 쓰였지만, 지금은 카드, 봉투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자연과의 조화
아라기지마 계단식 논은 와카야마현의 준위협종인 일본붉은배도롱뇽처럼 한때 산촌에 흔했던 물을 좋아하는 동식물의 중요한 서식지입니다. 단순한 수초부터 맹금류까지, 아리다가와의 논은 온갖 생물로 가득합니다. 인구 감소와 농촌 구조조정으로 인해 황폐해지는 계단식 논이 늘고 있어 점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